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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플터치 & 큐티

어머니의 좌우명

5월 5일 와플 QT_주말칼럼

2024-05-05
주말칼럼 - 어머니의 좌우명

“심긴 곳에 꽃을 피워라.”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좌우명이 있습니다. 좌우명이란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할 수 있을 정도로 인생의 방향을 잡아주는 인생관을 이야기합니다. 우리 어머니에게도 그런 좌우명이 있습니다. 어머니의 좌우명은 “Bloom where you're planted(심긴 곳에 꽃을 피우라)”라는 것입니다. 의역하면, “현재 있는 내 삶의 자리에서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라”라는 뜻입니다.


평소에 우리는 내가 있는 자리보다 남의 자리가 더 빛나 보이고 돋보이는 것처럼 생각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지금 나에게 맡겨진 일, 현재 내가 있는 삶의 자리에서 마음을 쏟는 일입니다.


“식물은 심겨진 자리에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이것이 바로 어머니의 가치관, 또는 인생관입니다. 식물은 그 심긴 자리가 싫거나 힘들다고 다른 데로 옮겨갈 수 없습니다. 오히려 비바람이 치고 폭풍우가 불어도 그 자리에서 견뎌낼 때 가장 아름다운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것이 어머니의 지론입니다.


어머니가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책을 읽다가 “Bloom where you're planted”라는 글귀를 발견했는데 그것이 어머니의 인생을 좌우할 중요한 좌우명이 될 것이란 것을 느끼셨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머니는 미국 땅이 아닌 이곳 한국 땅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워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합니다. 한국에 시집을 왔으니 한국에서 뿌리내리겠다는 것이 어머니의 마음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누구 하나 똑같은 사람이 없습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개성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과거에 사는 경향도 있는가 하면 또 어떤 사람은 미래에 사는 경향도 있습니다. 과거에 사는 사람들은 지나간 추억을 그리워하거나 예전의 성공을 기억하며 내가 그래도 왕년에는…’ 하는 아쉬움에 사로잡힌 채로 살아갑니다. 그리고 미래에 사는 사람들은 도달하지 않을 꿈의 세계에 얽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과거의 추억이나 기억도 중요하고 미래를 향한 꿈이나 도전 정신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둘 다 일종의 현실 도피가 되고 맙니다. 이러한 마음가짐은 수동적인 태도를 만들고 결국 현재를 충실하게 살아가지 못하게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어머니는 늘 현실에 뿌리박은 모습으로 하루하루를 맞이하려고 노력하신 것입니다. 어제를 아쉬워하거나 내일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주어진 하루의 일과 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지극히 단순한 삶을 고집하시지 않았나 싶습니다.


 “가장 중요한 순간은 지금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내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다”라고 톨스토이는 말했습니다. 미국 속담 중에 “언제나 이웃의 담장 너머에 있는 풀이 더 푸르게 보인다(The grass always looks greener on the other side of the fence)”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속담 중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라는 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즉, 남의 것이 항상 더 돋보이거나 매력 있어 보인다는 의미입니다. 내가 타는 승용차보다 남의 차가 더 좋아 보이고, 내가 사는 집보다 남의 집이 더 좋아 보이고, 내가 하는 일보다 남들이 하는 일이 더 좋아 보인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모든 것은 결국 마음을 먹기에 달려 있습니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이 가장 가치 있다고 마음을 정하고 출발하는 것. 가장 중요한 순간은 지금이고, 가장 소중한 사람은 현재 내 곁에 있는 사람임을 믿고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와 같은 마음가짐이 바로 지금 내 삶의 모습을 바꾸는 원동력입니다. 아주 작은 마음가짐 하나의 차이가 내가 지금 사는 삶의 모습을 천국으로 만들기도 하고 지옥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언제나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입니다. 우리 인생에 가장 중요한 순간은 ‘바로 지금’입니다. 지금 조금 더 노력하고, 조금 더 미래를 준비하는 작은 마음가짐이 미래에는 커다란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기억합시다. ‘오늘’은 시한부 환자가 그렇게 애타게 꿈꾸던 바로 그 ‘내일’입니다. 먼 미래의 언젠가 지나온 삶을 후회하며 ‘다시 한번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이라고 꿈꾸던 그 지난날이 바로 ‘오늘’이란 것을.





작성자 : 김요한 목사 (함께하는교회)

출처 : 맛있는 QT 문화예술 매거진 <와플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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